목표와 노력을 말하다<br> 모하메드 학우

목표와 노력을 말하다
모하메드 학우

  • 339호
  • 기사입력 2016.01.11
  • 취재 김소희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 조회수 11796

"기본기가 부족해도 목표의식이 분명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어요."

모하메드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학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영학도에서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학생이 되기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모하메드는 사우디에서 MBA를 공부했다. 수학과 물리 기초 지식이 빈약한 상태로 공과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걱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거짓말이겠죠. 저는 공학에 필요한 기초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였으니까요. 세세한 계획을 세웠어요." 그는 우선 지원하고 싶은 학과를 선택했다. 기계공학과, 화학공학과, 시스템 경영학과 순이었다. 그 학과에서 공부하는 데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기계공학과인 형에게서 많은 조언을 얻었다. "처음부터 완벽하려 하지 않았어요. 누구나 처음은 어렵고 서툰 법이니까요. 새로운 것에 부딪힐 용기, 그것이 모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원동력이 되었죠."

사우디에서 유학 준비를 하며 한국의 여러 대학의 문을 두드렸을 때 제일 먼저 문을 열어 준 것은 성균관대학교였다. 결과 통보를 받자마자 한국으로 와 인하대학교 어학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다. 학기 시작 6개월 전부터는 경희대학교 산하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수학과 물리 공부를 하며 공과 대학 진학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PSM, 물리 과목에 취약함이 드러나 첫 학기는 교양 위주로 수강하며 우리 학교 수학센터 교수님과 꾸준히 상담했다. 교수님의 조언으로 1지망이었던 기계공학과 대신 2지망이었던 화학공학과 진학을 결정했다.

"화학공학과 진학을 결정한 뒤 화학공학과 사무실에서 필요한 기본기를 물어봤어요. 화학과 관련된 물리만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물리 때문에 기계공학과를 접어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화학은 응용방향이 다양한 학과라 마음에 들었죠." 미적분과 화학 수업을 먼저 들어보고 화학공학과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물리는 물질의 특징 정도의 기본적 내용 위주였지만 화학공학 내용이 심화될수록 공학수학이란 벽과 마주쳤다. 그래도 열역학, 열전도 등 실제로 활용되는 수학이 주된 내용이라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한국과 사우디는 산학 협력을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언어와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이후 두 국가의 협력 산업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가 될 것이다. 모하메드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 각오를 다지고 온 한국은 놀라웠죠. 사우디와 달리 밤에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안전함이 한국의 매력 중 하나에요. 한국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지요. 성균관대학교에서 농구동아리와 SMC 힙합 동아리를 하며 한국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부지런한 한국인은 제게 끊임없이 동기를 유발해요. 열심히 하는 한국 사람들을 보면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거든요. 특히 교육적인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요. 사우디는 초등, 중등, 고등학교 기반이 약해서 대학에 진학해도 1년간은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이 필요해요. 하지만 한국의 학생들은 부지런히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해도 바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워요."

물론 어려운 점도 있었다. 언어 차이도 그중 하나였다. 계층별로 말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아랍어와 한자가 있는 한국어 간의 차이가 커서 처음엔 힘들었다. 아파서 병원에 있을 때나 한국 음식이 맞지 않을 때도 사우디가 그리웠다. 요즘은 동생과 조카와 함께 지내서 외롭지는 않지만 그 시기는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많이 성장했다고 봐요. 앞으로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거죠."




"사우디에는 석유회사가 많아요. 제가 배우는 지식을 활용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한국과 사우디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제대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이론과 실제가 유기적인 관계를 가져야 한다. 모하메드가 학기 중 실험을 많이 하고 방학 중 사우디나 한국에서 인턴활동을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번 방학에는 한국화학연구원 인턴으로 일하며 '그래핀'이라는 물질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그래핀은 굉장히 독특한 물질이에요. 흑연을 원료로 하는데 열전도성과 신축성이 굉장히 우수해요. 이를 이용하면 컴퓨터나 무기화학 분야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 현장에서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 지금은 충분히 지식과 경험을 쌓는 중이에요."

모하메드는 졸업 후 1, 2년은 한국회사가 일하는 방식과 사우디의 회사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알아볼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그의 원전공인 경영학을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영학과 화학공학, 그가 배운 학문들이 사우디와 한국의 협력사업에 이바지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성균관대학교에 지원하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어요. 특히 사우디에서 오는 친구들의 경우 한국 학생들보다 기본기가 부족하니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하죠. 목표가 있다면 미리 계획하게 되고, 용기가 있다면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