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영화에 이끌린 <br>살로메 뒤보아 학우

한국의 영화에 이끌린
살로메 뒤보아 학우

  • 346호
  • 기사입력 2016.04.28
  • 취재 이서영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 조회수 9487

프랑스 파리에서 온 살로메 뒤보아는 프랑스에서 영상학과를 졸업하고 2012년 한국에 왔다고 한다. 현재 26살인 그녀는 한국에서 영화를 찍으며 성균어학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그녀는 벌써 6번째 한국을 방문했다. 그녀가 왜 한국에 오게 되었는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지금 그녀의 한국 방문이 어떻게 다른지 물어보았다. "한국 처음 방문했을 때 나이는 18살이었어요. 매번 올 때마다 방문하는 이유가 달랐어요. 처음에는 여행을 목적으로 왔고, 인턴 활동, 봉사활동, 한국어 습득 등의 이유로 계속 한국에 오게 됐죠. 처음 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김기덕 감독의 <빈집>과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보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고 싶어서였어요. 한국 영화들은 다이나믹하고 창의적이고 흥미로워요. 게다가 사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죠. 그런 점에 굉장히 감명받았어요. 전혀 모르던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고 싶어졌죠. 한국에 도착했을 때는 어리고 소심한 성격이어서 모든 것이 무서웠어요. 그런데 첫날 젠틀한 한국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얻게 됐어요.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고 따뜻하게 대해줬어요. 저는 후에 그런 한국인들의 행동이 '정'이라는 것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때 비하면 한국은 많이 변했고 변하고 있지만 전 아직도 한국인의 '정'에 감동을 많이 받아요.

이번에는 단편 영화 촬영을 위해 한국에 방문했어요. 지금 제 첫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오직 한국인 배우들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팀과 함께하고 있어요. 외국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일이 어렵기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라 즐겁게 하고 있어요. 동시에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프랑스에서도 스스로 한국어를 공부하려고 한국 친구들과 함께 다니기도 했고 프랑스에 있는 한국 기업에서 일하며 배워서 한국어로 말하는 능력은 어느 정도 있었어요. 문법이나 쓰기에서는 많이 부족해서 어학원에 다니기로 했죠. 수업이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한꺼번에 많은 문법과 단어를 외우는 것이 힘들긴 해요. 특히 단어마다 있는 뉘앙스를 파악하는 게 어려워요. 지금도 열심히 배우고 있죠."

아무리 한국에 자주 방문했다고 해도 문화가 달라 생기는 불편함이 있을 것이다. 그녀는 어떤 점이 달랐을까. "한국에 살다 보면 가끔 저와 달리 보수적인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게 사실이에요. 외국인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죠. 우리에 대해 궁금해하면서도 가까워지는 건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제 전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저와 만나는 것을 무조건 반대하셨어요. 제가 한국어를 할 줄 알아도 허락하지 않으셨죠. 저희는 헤어질 수밖에 없었어요. 굉장히 가슴 아픈 기억이었고 지금까지도 제가 이 나라에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교제를 허락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많이 두려워요. 언젠가는 저를 받아 줄 분들과 만나게 될 거라고 긍정적으로 믿고 있어요.

이런 부분 외에 문화적으로도 다른 점이 많아요. 물론 비슷한 점도 있어요. 프랑스와 한국의 감정 표현 방식처럼요. 한국인들과 프랑스인들 모두 자신의 감정을 바로 보여주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화 날 때, 기쁠 때, 슬플 때 바로 감정을 표출할 줄 알죠. 이런 부분은 같지만 다른 점이 더 많죠. 프랑스에서는 짧은 치마를 섹시함을 보여줄 수 있는 옷이라고 생각하고, 속옷을 살짝 노출하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죠. 프랑스에서는 한국인들처럼 매운 음식을 즐겨 먹지 않아요.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 사람들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친구가 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프랑스에서는 아무리 나이 차이가 많이 나도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어요.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문화 차이가 많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최근에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말을 알게 되었어요. 작은 외국인으로서 이 문장을 자주 쓰고 있죠.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을 볼 땐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무엇을 잘하는지 지켜봐야 하죠.
한국에서 창의적인 작품을 많이 만들어서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감독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