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 캠퍼스 <br>교수 야오 페이 동문

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 캠퍼스
교수 야오 페이 동문

  • 374호
  • 기사입력 2017.06.28
  • 취재 이가은 기자
  • 편집 최재영 기자
  • 조회수 8277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 캠퍼스에서 Materials Design and Innovation 학부의 조교수로 재직 중인 야오 페이(Yao Fei) 동문을 만나봤다. 8년 동안 성균관대에서 꿈을 키우고 이제 더 넓은 세계에서 미래를 그리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중국 산동지방의 진닝시에서 태어난 야오 페이는 부모님의 기대로 어릴 때부터 교육자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이에 교육자를 집중 양성하는 산동 보통대학으로 진학했고, 그 곳에서 전자 정보 공학 (Electronics Information Engineering)을 전공했다. 학부 졸업 후 그녀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자 한국 행을 결정했다. 야오 페이는 성균나노과학기술원(SAINT)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연구를 지속하여 2013년에는 우리 학교 에너지과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프랑스의 에꼴 폴리테크니크 (Ecole Polytechnique)에서는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이영희 교수의 지도로 우리 학교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 물리연구단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성균관대에서의 8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야오 페이는 미국까지 진출했다. 노터데임 대학 (University of Notre Dame)에서 2년동안 연구 활동을 하고, 2017년 드디어 뉴욕주립대학교 버팔(University at Buffalo, The State University of New York)로 캠퍼스의 교수가 됐다.

선생님을 꿈꿨던 소녀 야오 페이가 과학자로 꿈을 다잡고 성균관대로 유학을 결정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서 공부하는 것이야말로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경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해외에서 공부함으로써 제 지식의 폭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힐 수 있으리라 기대했죠. 한국은 중국의 이웃나라잖아요. 아무래도 중국과 비슷하니 적응이 쉬울 거라 생각하고 일단 한국 행을 결정했습니다. 성균관대는 나노 과학, 나노 기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아요. 그 분야의 최고 석학들과 교류하고 함께 연구해보고 싶은 마음에 성균관대에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야오 페이는 우리 학교에서 에너지 과학 박사 과정을 공부했다. “성균관대는 에너지 과학을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진과 다양한 연구 환경을 제공해요. 성균관대는 ‘DOES’라는 다른 대학들과 구별되는 에너지 과학 연계전공도 개설했을 뿐 아니라 에너지 과학 전 분야에 각각 뛰어난 연구진들을 채용함으로써 에너지 과학 연구의 기반을 탄탄히 두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제적인 협력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 역시 성균관대가 가진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학교 측의 노력 덕인지 성균관대의 에너지 과학 연구는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성균관대는 에너지 과학을 연구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 중 하나에요.”

성균관대에서 지낸 8년 동안 만난 사람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가 누구냐는 질문에 그녀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지도교수인 이영희 교수를 꼽았다. “처음 교수님을 뵀을 때,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모습에 놀랐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가 학생들과 가깝게 지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교수님은 모든 학생들에게 훌륭한 멘토인 동시에 다정한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지낸 8년 동안 교수님으로부터 받은 친절한 도움과 지도에 정말 감사해요. 단언컨대 교수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에요.”

성균관대에서 겪은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그녀는 이영희 교수와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제 첫 학술지 논문 발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네요. 논문을 발행하기에 앞서 제 논문은 6번이나 거절 당했어요. 거절을 당하고 지도 교수인 이영희 교수님과 이에 대해 논의할 때면, 교수님께서 저를 나무라기보다 용기를 북돋아 주셨습니다. 논문에 들인 제 노력과 헌신을 이해해주셨죠. 이영희 교수님 덕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그때 ‘끈기’에 대해 배우게 된 것 같아요. 그때 얻은 ‘끈기’에 대한 가르침은 지금까지도 제게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에너지 과학은 다양한 갈래의 과학들을 아우른다. 효율적이고 깨끗한 에너지를 어떻게 찾을 것이며 또 어떻게 저장, 개조, 수송,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실제적인 탐구를 한다. 연구자들은 그 에너지 구조와 과정을 분석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근본적인 이론 연구에서부터 기술 활용에 대한 실용적인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연구를 수행한다. 2차 전지에서의 전기 화학 에너지 저장, 화석 연료에서의 에너지 전환, 수소저장합금, 태양광발전시스템, 스마트 그리드 (Smart Grid), 열전기 같은 것들이 전부 에너지 과학에 해당한다.

그녀가 에너지 과학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첫째로, 에너지 과학 연구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현재 지구상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80% 정도는 화석 연료에서 오는 것들인데, 이는 멀지 않은 미래에 고갈될 자원이에요. 화석 연료는 심각한 환경 오염을 일으키기도 하고요.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연구가 매우 필요한 시점이죠. 둘째, 에너지 과학은 신흥 연구 분야라서 헤쳐 나가야 할 산들이 아직 많아요. 기후 변화를 완화시키는 것이나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 대한 공급 문제, 혹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대해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찾는 문제 따위 같은 것들 말이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은 것이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켜요. 이 분야의 개척에 제가 일조하고픈 마음이에요.”

에너지 과학의 중요성을 느낄 때마다 그녀는 연구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 그리고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21세기 과학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들이 아닌가 싶어요. 에너지 과학은 위 두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야오 페이는 에너지 과학 연구가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에너지 과학은 다루는 영역이 넓기도 하고 복잡해요. 물리학, 화학, 공학, 재료 과학 등 여러 갈래의 과학을 통섭해서 연구해야 해요.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연구하기가 쉽진 않죠. 에너지 과학이 이제 막 성장하는 분야인 만큼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요. 이 학문을 탐구하다 보면, 실제 적용하고 경험하기 보다 새로운 것들을 찾아 개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남들이 아직 걷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것이 때론 힘들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녀가 몸담고 있는 뉴욕주립 대학교 버팔로 캠퍼스의 소개를 부탁했다. “뉴욕주립 대학교 버팔로 캠퍼스(이하 UB)는 미국 뉴욕 주 버팔로에 있는 주립 종합대학교 입니다. 뉴욕 주정부가 운영하는 주립대학교 시스템인 서니(SUN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에 포함되어 있죠. 뉴욕 주의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에 있어요. UB는 뉴욕에 있는 공립 대학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해요. 뿐만 아니라 서니 시스템 아래 있는 대학들 중 가장 많은 연구 자금을 갖고 있습니다. UB의 동문과 교수진에는 국무 총리, 노벨상 수상자, 퓰리처상 수상자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유수의 인재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7년 Wall Street Journal/Times Higher Education 대학 랭킹에서 뉴욕 내 공립 대학 중에선 1위를, 국내에선 28위를 차지할 정도로 명문 대학입니다.”

“지금 저는 전기화학 에너지 저장과 전환에 대해 연구하는 중입니다. 전기화학 에너지라는 같은 주제를 갖고 다른 과학 분야의 연구진과 협력 연구해보고 싶어요. 훌륭한 연구 환경이 갖춰진 이 곳 서니(SUNY)에서 에너지 저장과 전환에 필요한 새로운 재료와 기술을 탐구해볼 계획입니다.” 그녀는 우리 학교와 UB간 학문적 교류가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성균인으로서 성균관대와 UB 간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 역시 갖고 있습니다. 두 대학 간 학문적 교류와 소통이 활발히 오갈 수 있게끔 다리를 놓고 싶어요.”

“재료 설계와 혁신 학부(Department of Materials Design and Innovation)의 새로운 교수진으로서 materials informatics를 통해 고급 나노 물질과 나노 구조를 설계하고 통합하는 연구를 집중적으로 할 생각입니다. 전지, 슈퍼 커패시터(super capacitor), 화석 연료 등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 연료들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연구하려 합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구축하는 데 제가 일조하고 싶어요.”

“우리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서, 결과보다 지식을 탐구하는 그 과정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성균관대가 제공하는 훌륭한 환경을 소중히 하고 지식을 탐구하는 그 여정을 즐기기를 바랍니다. 학생 개개인의 성공이 곧 성균관대의 성공이라 믿어요. 여러분 모두 꿈을 이뤄 각자의 멋진 미래에 도달하기를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