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립대 버팔로 캠퍼스 교수 <br> 이화민 동문

뉴욕주립대 버팔로 캠퍼스 교수
이화민 동문

  • 380호
  • 기사입력 2017.09.27
  • 취재 이가은 기자
  • 편집 최재영 기자
  • 조회수 7275

우리 학교에서 수학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 나가 성균관대의 이름을 빛내는 동문들이 많다.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세계에서 활약하는 동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우리 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고, 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 캠퍼스 전기공학 학부에서 assistant professor로 재직 중인 이화민(Li Huamin) 동문을 인터뷰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생의 터닝포인트 : Coming to SKKU

이화민 동문이 처음부터 전기 공학을 전공했던 것은 아니다. 학부 때 물리학을 전공하며 그것의 실제적인 적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나노미터 단위의 반도체 같은 것들에 크게 매력을 느꼈어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반도체가 컴퓨터며 스마트폰이며 하는 모든 전자기기의 ‘심장’이 된다는 게 너무 놀랍지 않나요? 대학원에 진학해서 전기 공학을 공부하며 나노 기술에 대해 연구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는 대학원에 진학할 때, 학부시절을 보낸 중국 대학이 아닌 한국 대학을 택했다. 우리 대학 유원종 교수와의 만남이 한국행을 선택한 큰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학부 때, 유원종 교수님을 만나 뵐 기회가 있었어요. 나노일렉트로닉스 분야에서 저명한 과학자인 교수님을 직접 뵙고 이야기 나눈 건 제게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성균관대가 나노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인 것을 원래 알고 있었지만, 유원종 교수님과의 만남 이후 학교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할 때 망설임 없이 성균관대를 선택했습니다. 10년 전의 그 선택은 이후의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어요.” 성균관대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 큰 세계에서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다

그는 10년 전 대학원에 막 입성했던 시절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10년 전 성균관대에서 나노전자기계시스템 (NEMS)을 실제로 처음 보고 놀랐던 게 아직도 기억나요. 부품들을 나노 단위에서 제작하고 집적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내가 제대로 왔구나. 드디어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연구하게 되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원했던 대로 전기 공학을 연구하게 되어 만족스러운 한편 전기 공학 분야의 빠른 발전을 따라가는 것이 힘들기도 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전기 공학은 짧은 역사 내에 엄청난 발전을 이뤘어요.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새로운 기술들을 익히는 게 전기 공학자들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인 것 같아요.”

그는 우리 학교 연구 환경이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전기 공학 분야에서 성균관대는 훌륭한 연구 환경을 가진 학교로 손꼽힙니다. 특히 나노 과학 기술 분야에서 더더욱 그렇죠. 성균나노과학기술원(SAINT)은 세계적인 나노 기술 연구 기관이에요. 유원종 교수님을 비롯한 SAINT 교수님들은 늘 질 높은 연구를 위해 힘쓰고 계세요. SAINT는 체계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요. 다른 세계적인 연구 기관들과 최신 나노 기술에 대해 협력 연구를 해보기도 했었죠. SAINT에서 재능 있는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성균관대에서 만난 은사님, 유원종 교수

이화민 동문은 성균관대에서 만난 사람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으로 유 교수를 꼽았다. “가장 중요했던 시점에 유 교수님 지도로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이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교수님의 끊임없는 지원과 지도를 받았던 것에 매우 감사해요. 교수님께서 강조하셨던 겸손한 태도와 연구에 대한 엄격한 기준은 지금까지도 가슴 깊이 품고 있습니다.”

그는 처음 유 교수 연구팀에 들어갔을 때를 회상했다. “교수님께서 제게 처음 주신 과제는 직접 전자 기기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필요한 기기를 쉽게 구매할 수 있었지만, 저로 하여금 굳이 직접 부품 하나하나를 만들고 조립하게 하셨죠. 세 달간 고생한 끝에 엉성하게나마 완전한 기기를 만들어냈었어요. 이 경험에서 단순히 기기의 작동 원리나 메커니즘을 알게 된 것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책에서 배우는 것 이상으로 전산 시스템을 배울 수 있었어요. 교수님은 제가 책 안에만 갇힌 연구자가 되는 것을 원치 않으셨던 거죠.”

▶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 캠퍼스(University at Buffalo)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다

그가 현재 재직 중인 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 캠퍼스(이하 UB)는 흔히 University at Buffalo(UB) 혹은 SUNY Buffalo로 불린다. 미국 뉴욕 주의 버팔로 지역에 위치한 이 대학은 뉴욕 주립 대학교 시스템 (SUNY)에 소속되어 있다. UB는 SUNY의 대학들 중 가장 재학생 수가 많고 뉴욕 주의 공립 대학 중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SUNY 내에서 가장 연구 기금이 많은 대학이다. Wall Street Journal/Times에서 올해 진행한 공립 대학 랭킹에서 뉴욕 주에서는 1위를, 미국 전역에서는 28위를 차지했다.

그는 이차원의 나노일렉트로닉스 기술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2004년에 그래핀이 발견된 후, 전통적인 3차원의 균질 반도체(3D bulk semiconductor)와 다른 이차원의 나노일렉트로닉스(2D nanoelectronics)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차원 물질의 영역을 탐구하는 데 제 연구팀이 앞장서게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물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그는 예비 과학자들이 이 새로운 영역에 관심 갖도록 하는 데에 교수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있다. “이번 가을 학기에 [Introduction of 2D Electronics]라는 강의를 전기 공학 학부에 개설했어요. UB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이차원 물질에 초점을 둔 수업이에요. 제 수업을 통해 UB의 학생들이 이차원의 일렉트로닉스에 대해 더 알게 되기를 바라요.” 또한 성균관대의 동문으로서 UB와 성균관대 간 학문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한 마디

“성균관대에서 전 정말 값진 시간을 보냈습니다. 성균관대에서 공부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그 곳에서의 귀한 경험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노력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여러분, 성대에서 보내는 날들을 소중히 여기고 각자의 목표를 향해 정진하세요. 진심으로 말하건대 여러분 모두 미래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