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유학생 기자, <br>에콰도르에서 온 릴라

우리 학교 유학생 기자,
에콰도르에서 온 릴라

  • 384호
  • 기사입력 2017.11.29
  • 취재 이가은 기자
  • 편집 최재영 기자
  • 조회수 7744

우리 학교 대내외 소식을 영어로 실어 나르는 ‘글로벌 뉴스레터’. 지난 호부터 몇 명의 유학생들이 이 뉴스레터 제작에 함께 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 학교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생생한 인터뷰로 전하고 있다.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풋내기 기자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번호에 우리 학교 유학생 기자 릴라LILA CALDERON(영상학과 17)를 만나봤다.

▶올해 서울 생활 1년 차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릴라에요.” 자신이 취재 해본 경험이 있어서 인지 여느 인터뷰이들과는 다르게 여유롭게 인터뷰에 임하는 릴라였다. 그녀 특유의 밝은 목소리는 듣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저는 남미 에콰도르에서 왔어요. 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 있는 나라에요. 한국에 들어온 지 2년 됐어요. 첫 해는 부산에 있는 어학당에서 한국어 공부를 했어요. 올해는 서울에서 지냈고요. 지금 성균관대 영상학과 17학번으로 재학 중입니다. 한국 나이로 올해 26살이라 늦깎이 새내기에요.”

릴라는 서울을 마음에 들어 했다. “서울만큼 좋은 도시도 없는 것 같아요. 대중교통, 치안 같은 것들도 잘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정말 좋아요. 서울엔 외국인이 많아서인지 이 곳 사람들은 저 같은 외국인을 만나도 거부감을 덜 느끼는 것 같아요. 한국의 다른 도시에 갔을 땐 제가 외국인이고 영어로 말을 거니까 대화를 거부하고 피하는 분들도 있었거든요. 이곳에선 그런 경험이 거의 없었어요. 길가다 도움을 요청했을 때 피하지 않고 기꺼이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그럴 때 참 감사하죠.”

그녀는 서울 생활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며, 카드 결제 문화가 마음에 든다는 말을 했다. “저는 좀 덤벙대는 성격이에요.(웃음) 현금을 많이 들고 다니면 자주 잃어버려요. 서울에선 카드 결제가 보편화되어서 저 같은 사람들한테 좋은 것 같아요. 작은 점포에 가나 택시를 타나 전부 카드 하나로 결제되니 너무 편하고 좋아요.”

▶에콰도르에서 한국에 오기까지

그녀는 에콰도르에 있을 때부터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 관심이 한국행을 이끈 직접적인 계기였다고 말했다. “에콰도르에서 대학 다닐 때, 한국어에 관심있어 그 때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제 한국어 선생님이 한국 대사관과 연이 닿아있었어요. 그 선생님을 통해 한국 정부 초청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죠. 당시 한국에서 30~40개나라에서 온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포럼이 열렸어요. 저는 에콰도르 대표로 한국에 왔죠.” 포럼에 참여한 기간 동안, 그녀는 한국 도시 대여섯 곳을 여행하고 한국 문화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에 와보니 더욱더 한국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확실히 매력있는 나라에요. 그때 한국, 에콰도르에서 배우기 시작한 한국어를 이곳에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한국 방문 프로그램을 마치고 에콰도르로 돌아간 릴라는 한국어 공부에 더욱 힘을 쏟았다. 그녀는 에콰도르에서 열렸던 한국어 스피치 대회에서 1등을 했다. “한국의 매력에 푹 빠지고 온 다음, 에콰도르에 돌아와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여했던 것은 제게 의미 있어요. 그 경험이 한국에 유학 올 수 있게 해줬죠.” 3년 전 한국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것이 기점이 되어 한국의 매력에 푹 빠진 그녀. 고향에서 지구 반 바퀴나 떨어진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그리는 중이다.

▶한국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대학생 라이프

에콰도르에서 대학 생활을 접고 이곳에 와 새롭게 대학생 생활을 시작한 릴라. 그녀는 여느 새내기들처럼 앞으로의 대학생활에 기대감이 가득 차 있다. “역사가 공존하는 우리 학교 캠퍼스도 마음에 들고, 학교에서 열리는 여러 이벤트도 즐거워요. 캠퍼스 생활의 모든 것이 좋아요. 특히 지난 학기와 이번 학기에 있었던 축제가 제일 즐거웠던 것 같아요. 다음 축제도 기대 돼요.”

현재 릴라는 다른 외국인 유학생들하고만 수업을 듣고 있다. 영상학과생이지만 전공 공부나 과 생활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우리 학교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본격적인 전공 공부를 하기에 앞서 1학년 때 따로 개설된 유학생 전용 커리큘럼을 따라야 해요. 한국인 학생들과 같이 한국어로 전공 공부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인 셈이죠. 한국어 듣기, 쓰기 수업도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우는 수업도 있어요.”

릴라는 이 과정을 마치고 얼른 전공 생활 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녀는 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 “한국인과 같이 지내며 한국 문화를 만끽하고 싶어서 왔는데 지금은 한국 학생들과 마주할 기회가 거의 없어서 아쉬워요. 내년부터 3년간 과생활을 함께 할 과 동기들은 누군지, 전공 생활이 어떤지에 대해 알 길이 없어 답답해요. 아직은 제 과에 소속되지 못한 느낌이 커요. 내년에 동아리도 들고 엠티도 가보고 싶어요.”

▶기자로 학교 뉴스레터 제작에 참여하다

“저는 늘 우리 학교와 관련된 활동에 참여해보고 싶었어요. 국제처에서 기자 활동에 대한 제의가 왔을 때 망설임 없이 예스를 외쳤어요. 저는 이 활동이 마음에 들어요. 인터뷰하면서 다른 유학생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재미있거든요. 무엇보다 이렇게 공식적인 기자로 활동하니 학교에 대한 소속감이 들어서 좋아요.”

그녀는 기자 활동에 열정이 가득하다. “첫 인터뷰 정말 재미있었어요. 인터뷰를 주관해본 게 처음이니 신기하기도 했죠. 아직 어설프지만 진짜 기자들이 하는 일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첫 인터뷰이는 헝가리에서 온 대학원생이었는데, 정말 친절했어요. 먼저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의 이야기이다 보니 인터뷰 내용이 제게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첫 인터뷰 경험이 좋아서 인지 앞으로 하게 될 인터뷰들이 기대돼요.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어요.”

전공 진입을 하지 않은 그녀에게 대학 생활도, 취재활동도 이제 시작 단계이다. 그녀가 소망하듯 전공과 취재활동,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을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